136페이지 내용 : 134 + Journal of the Electrical World Monthly Magazine 문화 섹션 _ _ 소설속으로 사제 관계 글/ 조용헌 196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 년간 한∙중∙일 3국의 600여 사찰과 고택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재야의 수많은 기인, 달사들을 만나 교류를 가져 왔다. 저명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조선일보 에‘조용헌 살롱’ 을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조영헌 의 사찰기행」,「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조용헌의 고수기행」,「조용헌 살롱」,「그림과 함께 보는 조용헌의 담화」등 이 있다. ■ 자료제공 │ ‘랜덤하우스 코리아’ 이세상에서스승만나기도어렵고, 제자만나기도어렵다. 제자는스승을 만나야운명이바뀌고, 스승은법 ∙진리 을전할수있는제자를만나야 죽음을극복한다. 그러므로사제관계 는쉬운관계가아니다. 조선시대 사제관계 가운데 인구에 회자되었던 것은 사계 溪 김장생 � 15481631 과 우암 송시열 16071689 의 관계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자 가운데‘자 ’ 자 들어가는 존칭을 붙이는 인물은 오로지송시열뿐이다. 우암은‘송자 ’ 라고불린다. 초상화에나타난우암의얼굴을보면우락부락한씨름선수같은풍모이다. 눈매도 매섭고, 광대뼈도 나오고, 인중 도 아주 길다. 백면서생 의관상이아니다. 우암 은여름에담배밭을지나가다가갑자기 담배가피우고싶으니까, 담배밭에들어가담뱃잎을뜯어다가그자리에서 말아 피워댔을 정도로 야성 의 사나이였다. 말린 담뱃잎이 아니라 생 담뱃잎은 여간해서 불도 붙지 않고 연기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생잎을 빨아대야 직성이 풀렸던 것이다. 변소에서 호랑이 꼬리를 잡아당겼다는 일화도 문도들 사이에 구전으로 전해진다. 우암이 밤에 변을 보기 위해서 변소에 앉아 있는데, 마침그앞에호랑이가앉아있다가움직이려고하자도망을못가게하기위해서꼬리를잡아당겼다는이야기 이다. 우암의담력과힘을상징하는일화이다. 이런 우암도 충남 연산 의 고정리에 살던 사계에게 수업을 받기 위해 매일 100리 길을 왕복하였다. 아침 일찍 대전 송촌 을 출발하여 말을 타고 30여 리를 오면 두계 溪 에 도착한다. 여기에‘삿갓집’ 이라고 하는, 팥죽 잘 끓이던 집이 있었다고 한다. 팥죽을 한 그릇 먹으면서 쉬었다가 또 다시 20리를 더 가야만 스승이 살던 집이 있었다. 우암 은50리떨어진스승의집을왕복하면서자신을탁마 하였던것이다. 사계는 우암 같은 제자가 있었기에 그의 학맥이 조선 후기 성리학의 학통을 이끌어 갈 수 있었고, 우암은 사계 같은 스승을만났기에타고난야성 을지성 으로승화시킬수있었다.KEA